창업기업을 동업관계로 시작할 때 주의사항

케이엔파트너스 이성찬 변호사

영업을 시작하기 위해서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아무래도 금전적인 부분일 것이다. 특히나 스타트업과 같은 창업기업은 꿈과 비전을 원대하게 가지지만, "돈"이라는 냉혹한 현실의 벽 앞에서 무너지는 경우들이 허다하다. 사업을 시작함에 있어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이러한 고민을 하다가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게 되는 것이 바로 "동업"이다. 동업은 금전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력 부담도 어느 정도 해결해줄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에 처음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좋은 옵션 중의 하나이다. 창업기업 뿐만 아니라 자영업을 처음 시작하는 이들은 대부분 비용과 인력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업을 선택한다.

그렇다고 해서 인생이 걸린 중요한 사업을 시작하는데 아무하고나 동업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지인을 설득해 그들과 동업관계를 형성한 후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많은 스타트업, 중소기업이 가족회사, 지인회사의 형태를 이루고 있는 이유도 금전적인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창업주들의 눈물겨운 노력의 결과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동업관계를 맺어 사업을 운영했는데 동업자들과 사이가 틀어지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많은 창업기업들이 급격하게 성장하다가도 창업주들간의 동업 분쟁이 발생하여 한순간에 회사가 망가지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동업관계의 파국으로 인해 어렵게 쌓은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동업자들 사이에 분쟁이 발생했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것일까? 동업관계 파국으로 인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필자를 찾아오는 분들에게 "동업분쟁을 법률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부부간 이혼소송을 하는 것과 같다."는 말씀을 드리면 굉장히 많은 공감을 보이신다. 부부관계가 파경에 이르면 결국 소송을 통해 해결하는 것처럼 동업도 마찬가지이다. 민법은 부부관계와 마찬가지로 동업관계 역시 "계약 관계"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동업관계를 정리하는 문제는 이혼소송을 하는 것과 같이 정신적인 소모도 상당한 편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대부분 지인이나 가족과 동업관계를 맺기 때문에, 동업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에는 굉장한 감정적 소모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실제로 동업 분쟁은 법률적인 측면보다는 감정적인 측면 때문에 단기간에 해결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이유에서 동업계약을 체결할 때는 "동업계약서"를 잘 작성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가 남이가"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정서상 지인이나 가족과 동업계약서를 쓰는 것을 매우 꺼려하는데, 동업계약서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동업계약서가 존재하는 경우보다 분쟁해결이 아무래도 훨씬 어려울 수밖에 없다. 분쟁이 발생한 부분에 대해 계약서를 기준으로 해결을 하면 되는데, 애초부터 계약서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서로의 입장만을 반복하고, 결국에는 내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 상대방에 대한 비난과 공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서양 사람들은 부부가 결혼을 할 때 "혼인 계약서"를 작성한다고 한다. 이에 대해 우리는 "부부 사이에 무슨 계약서~"라고 반응할 수 있지만, 서로 관계가 나빠졌을 때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서는 한국식 방식이 아닌 서양식 방식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나중에 법정에서 핏대를 올리며 서로를 비난하는 것보다는 잘 작성된 계약서 한장으로 관계를 마무리할 수 있다면 그것이 훨씬 더 나을 수도 있지 않을까.